고경숙 소설집 <별들의 감옥>
책소개
작가 고경숙이 등단 32년 만에 출간한 첫 소설집
유신시대부터 전두환 독재시기까지의 역사적인 격랑 속에서 운동권 학생이나 민주 투사들의 회고담은 이미 너무나 널리 다뤄져 왔다. 그런데 고경숙은 그 역사의 이면에서 한 여성으로서 겪어야만 했던 색다른 체험을 생동감 있게 살려내고 있다.
세칭 ‘문인간첩단 사건’에 연루됐던 남편 임헌영(문학평론가, 현 민족문제연구소장)의 아내로서 피할 수 없었던 남성지배 사회에서의 여성의 운명을 이 작가는 가감 없이 그렸다.
특히 「푸른 배낭을 맨 남자」와 「5박 6일」이 시선을 끈다.
「5박 6일」은 1980년 세칭 ‘서울역 회군’ 뒷이야기를 다룬 실록적 요소가 강한 작품으로 소설사에서 피상적으로만 등장했던 이 사건 전후의 이면사─대학 사회에서의 어용들, 해직교수들의 수난, 대학생들의 애환 등등─가 생생하게 담겨 있다.
청소년 문제를 다룬 소설군으로는 「새가 된 아이」나 「별들의 감옥」 등이 있는데, 작가는 사회와 교육환경이 문제아를 만들어낸다는 입장이다.
앞의 소설은 작가의 아들이 고3 때 실제로 겪었던 사건을 픽션화한 실록적 요소가 강한 작품이고, 뒤의 것은 강남 8학군 학생들의 부정적인 측면을 청소년들, 즉 ‘별들’의 ‘감옥’으로 묘사한 작품이다.
저자소개
고경숙
작가 고경숙은 황해도 진남포에서 태어나 8.15 후 서울에서 유년기를 보내고, 한국전쟁 후 대전에서 성장했다.
대전여고를 거쳐 1967년 숙명여대 국문과를 졸업한 작가는 당시 경향신문사 기자였던 문학평론가 임헌영과 결혼, 3년 만에 남편이 ‘문인 간첩단 사건’ (1974)으로 검거되면서 작가 자신도 보안사에 연행되어 구타를 당하는 등 인생 일대의 파란에 휩싸인다. 모교의 학보사 편집국장이었던 작가는 남편이 또다시 ‘남민전 사건’(1979)으로 구속되면서 1980년 전두환 치하의 삼엄한 시기에 계엄사령부가 대거 교수해직을 자행하는 현장에 대학 행정직으로서는 유일하게 5박 6일간 연행당하는 수난을 겪기도 했다.
모교의 도서관 등에 30여 년 간 근무하면서 치열했던 작가로서의 꿈을 접어야 했던 작가는 1988년 작가 조정래가 주간이던 [한국문학]을 통해 「어머니의 천국」(작가 유재용 추천)으로 등단한 후 자전적 체험을 바탕으로 한 여성과 청소년 문제에 천착해 왔다.
[여성동아]에 「이 사람을 기른 어머니」 인터뷰를 연재, 박완서, 김수현, 이병주를 비롯한 김우중, 김남윤, 조오련 등 일인자를 길러낸 12명 어머니를 통해 명사의 청소년 시절을 취재하기도 했다.
지금은 현대사의 그늘을 배경 삼은 거대담론의 작품을 구상하여 쓰기에 매진하고 있다.
목차
소설가의 말 ______ 004
어머니의 천국 ______ 009
푸른 배낭을 멘 남자 ______ 031
5박 6일 ______ 065
두 번째 실수 ______ 101
봄바람 부는 날 ______ 131
새가 된 아이 ______ 149
슬픈 청첩장 ______ 187
별들의 감옥 ______ 209
악연 ______ 231
대법원 판례 ______ 253
그 여름의 귀환 ______ 267
해설 _ 서정자 문학평론가·초당대 명예교수
지식인, 여성작가, 그리고 자기 서사 ______ 2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