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2022.05.08

김지하 시인 타계…향년 81세


김지하 시인 생전 모습

 

'타는 목마름으로', '오적' 등의 작품을 남긴 김지하(본명: 김영일) 시인이 8일 별세했다. 향년 81세.

 

시인은 최근 1년여 동안 투병생활을 한 끝에 이날 오후 원주 자택에서 타계했다고 토지문화재단 관계자가 전했다.

 

시인은 '토지'로 알려진 고(故) 박경리 선생의 사위이기도 하다.

재단 관계자는 "시인과 함께 살고 있었던 둘째 아들 김세희 토지문화재단 이사장 내외가 함께 임종을 지켰다"며 "상태가 안 좋아지셔서 119를 불렀지만, 결국 별세하셨다"고 말했다.

 

1941년 2월 4일 전남 목포에서 출생한 시인은 1954년 원주로 이사하면서 소년기를 보냈다.

1959년 서울 중동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서울대 미학과를 나왔다.

 

1993년 서강대학교에서 명예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2006년 제주대학교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명지대학교, 한국예술종합학교, 동국대학교, 원광대학교에서 석좌교수로 강의했고, 현재 건국대학교 대학원 석좌교수이다.

 

1963년 3월 '목포문학'에 김지하(金之夏)라는 이름으로 '저녁 이야기'라는 시를 발표한 이후, 1969년 11월 '시인'지에 '황톳길' , '비', '녹두꽃' 등의 시를 발표함으로써 공식적으로 등단했다.

 

1970년에 사회현실을 날카롭게 풍자한 담시 '오적(五賊)'을 발표하고 반공법 위반으로 구속, 기소되기도 했다.

 

같은 해 희곡 '나폴레옹 꼬냑' , '구리 이순신'을 집필했고, 대표적인 평론인 '풍자냐 자살이냐'(1970)를 발표했다.

 

12월에는 첫 시집 '황토'를 간행했다.

1972년 4월 권력의 횡포와 민심의 방향을 그린 담시 '비어(蜚語)'를 발표해서 다시 반공법 위반으로 입건된 후, 민청학련 사건으로 사형을 언도받기도 했다.

 

그의 시는 대부분 사회현실에 대한 풍자와 비판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 시집인 '황토'나 '타는 목마름으로' 등에서는 사회 현실에 대한 시인 자신의 울분이 서정적으로 그려졌음에 비해, 담시인 '오적', '비어' 등은 판소리 가락을 도입하고 난해한 한문을 차용해서 권력층의 비리와 부정부패를 통렬하게 풍자하고 있다.

 

판소리체 가락은 최제우의 삶과 죽음을 서사시체로 읊은 '이 가문날에 비구름'에서도 반복되고 있다.

 

'애린'은 현실비판이 두드러지는 이전의 시들에 비할 때, 표면상 한 여성에 대한 사랑을 그린 시집으로 그의 시적 전환점을 이루고 있다.

 

'별밭을 우러르며'와 '중심의 괴로움' 역시 사회현실에 대한 비판보다는 개인적인 내면의 독백과 자연에 대한 동화 등 서정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최근에는 생명에 대한 중시, 환경에 대한 관심 등을 강조하며 생명운동과 환경운동을 펼치고 있다.

 

시집으로 '남(南)'(1984), '살림'(1987) , '애린 1'(1987), '검은 산 하얀 방'(1987), '이 가문 날에 비구름'(1988), '나의 어머니'(1988), '별밭을 우러르며'(1989), '중심의 괴로움'(1994), '화개'(2002), '유목과 은둔'(2004), '비단길'(2006),'새벽강'(2006), '못난 시들'(2009), '시김새' (2012) 등이 있다.

 

김지하의 사회사상, 철학사상, 미학사상을 총정리한 '김지하전집 (전3권)'(2002)이 간행된 바 있다.

 

1975년 아시아 아프리카 작가회의 로터스 특별상, 1981년 국제시인회 위대한 시인상, 브루노 크라이스키상, 2002년 제14회 정지용문학상, 제10회 대산문학상, 제17회 만해문학상, 2003년 제11회 공초문학상, 2005년 제10회 시와 시학상 작품상, 2006년 제10회 만해대상, 2011년 제2회 민세상 등을 받았다.

 

빈소는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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