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2024.02.05

소방공무원 마음 건강 돌본다

경북 문경 화재처럼 동료가 순직하는 아픔이나 참혹한 사고 현장을 접하면서 심리적 고통을 겪는 소방공무원들을 위해 소방 당국이 마음건강 관리 강화에 나선다.

소방청은 지난해 소방공무원 5만2천800여 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2023년 소방공무원 마음건강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 우울 증상, 수면장애, 문제성 음주 등 주요 심리 질환 4개 중 적어도 1개 이상에 대해 관리나 치료가 필요한 위험군이 43.9%인 2만3천60명으로 나타났다.

질환별(복수응답)로 보면 수면장애가 27.2%로 가장 많고 문제성 음주 26.4%, PTSD 6.5%, 우울 증상 6.3% 순이다. 2022년 대비 문제성 음주가 0.2%포인트 늘어난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1.3%포인트∼2.6%포인트 줄었지만 여전히 비중이 높은 편이다.

극단적 선택 고위험군은 2천500여명으로 4.9%를 차지했고 “지난 1년간 1회 이상 자살 생각을 한 적이 있다”는 질문에 4천400여명(8.5%)이 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1년간 활동하면서 PTSD 유발 위험이 있는 외상 사건을 접한 평균 횟수는 5.9회로 2022년과 같았으며 이중 15차례 이상 경험한 소방관 비율은 10.7%로 2022년보다 0.4%포인트 올랐다.

전문가들은 소방관 직무 특성상 일반인이 보기 힘든 사고에 노출되는 경우가 잦아 심리 치료를 위한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소방청은 올해 본예산에 소방공무원 보건안전 지원 분야를 지난해보다 10.7% 증액한 41억6천300만원으로 편성해 마음건강 관리 지원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대구소방안전본부도 관련 예산 13억3천200만원 가량을 편성해 대책을 강화할 방침이다.

특수·정밀·수시 건강진단을 시행하고 스트레스 회복력을 강화하는 프로그램과 찾아가는 상담실, 마음과 몸의 피로를 회복하는 심신안정실 36곳을 운영한다. 또 올해 소방 전문 상담원 채용을 계획하고 있으며 소방·구급대원이 정신과 치료를 받을 경우 일정 비용을 지원하는 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대구소방 관계자는 “찾아가는 상담실에 활동하는 상담 인력은 현재 9명으로 지난해에는 3월부터 시작하던 것을 올해는 1월부터 시기를 앞당겼다”며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사업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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